단체소개

단체소개

일제 강점기에 자의로, 또는 징용이나 징병으로 끌려간 우리 동포들. 
1945년 해방이 되고 많은 분들이 고향을 찾아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동포가 약 60만 명이었으며 이 분들이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가 살 날을 기다리며 우리말, 우리글, 우리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일본 곳곳에 만든 국어강습소. 
그것이 조선학교의 시작입니다. 
이 국어강습소를 1948년 당시, 일본을 점령하고 있던 미군정과 일본경찰이 강제 폐쇄하면서  열여섯 어린 학생이 일경의 총탄에 숨지는 등 많은 동포들이 고초를 겪었습니다.(‘4.24 한신교육투쟁’이라 부릅니다)
그 뒤 1950년대 중반, 동포들은 다시 힘을 모아 오랜 시간 동안 벽돌 한 장씩을 쌓아올리고, 흙 한 삽씩을 떠서 조선학교를 세웠습니다. 
한때는 150여 학교에 수만 명의 학생들이 다녔다는데, 지원금 중단 등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지금은 조선대학을 포함하여 60여 학교에 8,000명 정도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가 멀어서 1시간 넘게 통학하는 학생도 있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60~70%는 국적이 한국입니다. 조선적(일제 강점 이전의 조선. 그러니 무국적자인 셈입니다)도 있고, 일본 국적을 가진 학생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만든 교과서를 가지고 우리말과 글로 공부합니다.
이 학교도 경쟁이 없진 않지만, ‘일인은 전체를 위해, 전체는 일인을 위해’라는 구호처럼 친구의 부족함을 친구들이 서로 메꾸어주는 공동체가 아직도 온전히 남아 있는, 왕따가 없는 학교입니다.
우리의 동아리에 해당하는 ‘소조’활동을 매일 열심히 합니다. 문학, 체육, 예능 등의 관심분야를 한 가지씩 선택하여 활동하는데 기량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특히 가야금, 풍물, 춤 등의 전통문화 소조를 통해 우리 문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열릴 평화시대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들은 남과 북을 같이 알고, 일본도 알고 있으니까요. 

미군정기 4.24 한신교육투쟁 이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차별과 편견에 더하여, 아베정권은 2012년 12월 집권한지 이틀후에 고교무상화정책에서 조선고급학교는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하였고 2013년 2월에는 조선학교 지원배제를 법령으로 제정하였습니다. 
일본의 고교 무상화제도는 외국인 학교를 포함한 모든 고급학교 학생에게 연간 얼마씩 취학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인데 조선학교에만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오사카, 후쿠오카 등지의 조선학원은 고교 무상화배제 취소 소송과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5년여의 심리 끝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패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9년에는 각 지자체에서 지급하던 조선 유치원, 초, 중급학교 보조금까지도 일부 또는 전액 삭감하는 차별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2014년과 2018년 9월 유엔 인종 차별철폐위원회는 일본의 조선학교 차별 정책 시정을 권고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이처럼 어렵고 힘든 속에서 정체성을 지키고 이어가기 위한 동포들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그 세월이 70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동안 우리나라는 동포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고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뜻있는 단체들의 조선학교 방문을 시작으로 그들과 교류한 것이 불과 십 수 년 전의 일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같이 가는 활동들이 필요합니다. 
재일동포들의 고향이 대부분 경상도이고, 한 많은 현해탄을 배로 건너간 곳이 부산이었습니다. 아마 다시 돌아온다면 조국 땅을 처음으로 밟을 곳도 부산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부산은 남다른 마음으로 조선학교를 바라보고 지켜야 한다는 생각들을 모아서 부산의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동참하여 2018년 12월 1일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이 출범하였습니다.
국내・외 동포들과 교류하고 다각적인 연대 활동을 활성화하여 문화, 예술, 교육, 교류사업을 통한 평화통일의 초석이 되고자 합니다.
 ‘봄’은 차별과 편견 없이 조선학교 학생들이 당당하게 우리말, 우리글로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조선학교와 교류하고, 조선학교의 어려움을 같이 나누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부산을 찾는 재일동포와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사업도 벌이고,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조선학교를 알리는 국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의 활동
주로 큐슈지역을 중심으로 조선학교를 방문하여 교류 행사를 여러 차례 가졌습니다. 교류뿐만 아니라 고급학교 무상화 배제 철회를 위한 집회와 재판에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부산을 찾은 교포 2세 어르신들(대부분 80세 전후), 재일동포 예술인들과 함께 부산시의회 의장님, 부산교육감, 부산시장을 만나 지자체 차원에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또 ‘조선학교’를 잘 모르는 시민들을 상대로 ‘조선학교’를 알리는 영화상영, 거리 홍보, 예술인들이 함께 한 거리문화제도 열었습니다.
2019년 2월 9일에는 고쿠라 국제회의장(600석 만석)에서 열린 ‘함께 해요 조선학교,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조선학교 학생들과 후쿠오카 조선 가무단, 일본의 북 공연팀, 그리고 부산의 예술인들이 같이 무대에 올라 공연하였는데 이런 합동 공연은 해방 이후 처음이었답니다. 부산에서 오신 분들은 학생들의 공연에, 동포들은 이국에서 만나는 고국의 공연에 눈물 흘렸습니다. 마지막의 ‘통일열차’ 공연은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는 장관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8월 9일에는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함께해요 콘서트 통(統), 일(一)’을 열어 2월 9일 고쿠라의 감동을 부산에서도 펼쳤습니다. 또한 교육청의 도움으로 큐슈지역의 조선학교에 책을 보냈습니다.
2020년 상반기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서로 왕래하며 교류하는 사업들은 거의 하지 못했지만, 몇 달간 시민들과 함께 마스크를 모아 4,000장 정도를 큐슈지역의 조선학교(세 학교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가능한 범위에서 같이 손잡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조선학교’가 생소한 시민들에게 조선학교의 역사와 실상을 알리는 상시적인 활동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그 어려운 세월을 살아온 동포들을 이해하고 안아주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어느 동포분이 조선학교에 찾아가 아이들을 만난후 “미안하다, 안타깝다, 힘들겠다, 어려운데 어떻게 하냐”라고 물었을 때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부산에도 고향에도 우리를 지지하고 예뻐하는 이모 삼촌들이 많다라고 느끼고 싶어요”라고요.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은 그런 마음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가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 같이 가면 더욱 좋겠습니다.